기사입력 2019. 10. 27 11:03
[헤럴드POP=천윤혜기자]비행기 기장이 무모한 내기로 70명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27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기장의 내기로 대참사가 벌어진 비행기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1986년 소련 한 비행기가 쿠루모치 공항에 착륙하려던 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고가 난 비행기는 아에로플로트 항공 6502편으로 기장은 알렉산더 클리예프, 부기장은 제나디 지르노프. 94명을 태우고 이륙한 비행기는 경유지인 쿠루모치 공항에 도착했지만 사고로 70명이 사망하게 됐다.
그런데 이 사고는 의아한 점이 많았다. 기류도 안정적이었고 기체 결함도 없었고 조종사들 역시 베테랑이었다. 착륙 직전에만 비정상적인 비행이 포착됐다. 150km에 착륙해야 했음에도 280km로 날아왔고 지나치게 가파른 각도로 착륙한 것.
기장은 목숨을 구했지만 곧이어 항공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알고 보니 이 사고가 기장의 내기로부터 비롯된 것이었기 때문. 사고 발생 10분 전 그날따라 비행이 따분하게 느껴졌던 조종사들은 저녁 내기를 하게 됐다. 내기 주제는 앞을 보지 않고 착륙하는 것. 이들은 조종석 창문을 블라인드로 가렸고 오직 계기판과 느낌만으로 착륙을 시도한 것. 지상 근접 경보까지 무시하고 앞을 보지 않았던 기장은 결국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기 블랙박스에는 내기의 전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부기장은 승객들을 구하다 사망했고 내기를 제안한 기장만이 살아남았다. 기장은 결국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6년 만에 출소했으며 그 위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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