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천 USGTF프로 “절실함 끝에 어느덧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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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천 프로가 자신의 일터인 유성골프연습장에서 연맹 재킷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몇 년 전 절박했던 심정이 오늘날 제가 마스터 프로가 된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울산광역시 남구의 유성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최봉천 프로는 학창시절 배구 등의 구기 운동을 즐겨했을 뿐 골프 선수 출신은 아니다. 지인의 권유로 골프를 취미삼아 시작했지만 그것이 결국 직업이 되고 이제는 어엿한 USGTF-KOREA 마스터 프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처음 골프를 접하게 된 계기는 인도네시아에 해외 출장을 갔을 때였다. 골프장 구경을 갔는데 너무 좋았다. 거래처 직원이 ‘왜 골프를 안 하느냐?’면서 빌려줘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젊은 시절에 운동하던 신경이 있어서 처음에 골프는 그럭저럭 잘 맞았다.

거제도와 부산, 울산에 살며 기업체에 유니폼을 공급하는 의류 사업을 했다. 종업원 십여명을 거느린 사업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업을 접게 됐다. 자식은 둘인데 당시 큰 딸은 고등학교, 작은 애는 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만큼 가장으로서 뭐라도 해야 했다. 우연히 스크린 골프 연습장에서 일하게 됐다. 골프를 할 줄 아는 데다 운동 신경도 있고, 간혹 오가는 초보자 골퍼들에게 가르쳐주다보니 반응이 좋았다. 골프 레슨에 재능이 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울산에서 이름 있다는 골프 아카데미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사람이 USGTF-KOREA의 이충건 프로였고, 그곳이 지금 자신이 일하는 유성 골프아카데미였다. 당시 최 프로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골프 교습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었다. 울산은 당시에는 화학공장, 조선소 등이 잘 되던 시절이어서 골프 교습가는 나쁘지 않은 직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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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프로는 친절하고 성실한 설명과 레슨이 자신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새벽에 나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이 프로의 아카데미 운영을 돕거나 연습했고, 밤늦게 자정이 지나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서 연습할 여유가 없어서 쉬는 날이면 헌 공을 자루에 담아 산 계곡을 찾아가서 샷을 한 적도 있다.

그러다 2014년 가을에 동부산 컨트리클럽에서 USGTF-KOREA 실기 시험을 치러 1차에 합격했다. 3개월 후에는 필기시험에서도 합격했다. 골프 관련 용어와 룰 상식을 암기하느라 3박 4일의 연수 기간에 밤잠을 못잤다. “함께 연수받는 이들은 저녁 먹고 와서 편히 자는 시간에 그 사람들 깰까봐 불도 켜지 못해 화장실에 가서 암기했죠.” 밤새워 노력한 결과는 합격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티칭 프로 자격증을 따고난 뒤에는 이 프로가 오히려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 자신이 운영하던 타석 7개에 스크린 골프 타석 2개인 연습장을 대신 맡아서 하라고 했다. 그에게는 인수할 비용이 없었지만 이 프로는 ‘나중에 천천히 갚아도 된다’면서 자신에게 연습장을 넘겼으며 ‘고향에 내려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농사나 지으려 한다’고 했다. 골프장 이름을 맨 뒤의 ‘아카데미’만 ‘연습장’으로 바꿔 달았다.

비용 없이 인수한 연습장이라 그는 혼자서 더 열심히 일하고 레슨을 했다. 쉬는 시간 틈틈이 레슨 관련 내용을 필기하고 정리한 노트가 3권을 넘겼다. 하루의 전부를 연습장에서 보내고 골프 레슨만 연구했다. 정성을 다해서 골프를 가르치자 회원수가 1년이 지나자 10배 가까이 늘었다. 투어 프로 생활을 한 것도 아닌데 회원들이 잘 가르친다고 입소문을 내면서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줄줄이 찾아왔다. 최 프로는 이제는 여유를 찾았다. “처음 빌린 돈은 거의 갚았지만 지금도 가끔씩 이 프로님을 뵙고 식사하고 스승으로 깍듯이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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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프로는 지난해말 USGTF-KOREA 10대 지도자에 선정됐다.


3년 뒤인 2017년에는 한 발 더 나아가 마스터 프로가 됐고, 다시 2년 뒤인 2019년에는 ‘USGTF-KOREA 10대 지도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건 부지런한 최 프로의 성실성 덕이었다. 아침 10시면 연습장 문을 열고, 밤 12시가 넘어 문을 닫고 퇴근하는 일이 반복됐다. 수요일에 필드레슨을 가는 것을 제외하면 그는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한다. 마스터 프로가 되고나서는 USGTF-KOREA의 연수 교육 때 시험감독하는 봉사도 하면서 연맹 일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6월 25일에는 그가 가르친 제자 숫자가 1천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는 기억나는 제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가장 기억나는 학생은 68세의 할머니였는데 배운 지 4개월 만에 103타를 쳤다고 한다. “처음엔 엄청 달라진 할머니 실력을 캐디나 동반자가 못 믿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인 73세 어르신까지 함께 저희 연습장 회원이 됐습니다.”

최 프로는 자신의 골프 교습 철학을 ‘정성’에 두었다. “제게 골프를 배우러 오신 분들이 만족할 때까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드리는 거 같습니다.” 꿈은 어쩌면 소박했다. “시설 자체가 노후화되어 있는데, 보다 깨끗하고 타석도 많은 곳으로 옮기고 싶습니다. 연습장에 제 보조 프로를 두어 명 두는 것, 그리고 회원수가 지금보다 두 배는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때까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터를 지킬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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