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승 골프칼럼] (19) 남자골프 발전의 시발점 미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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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회 도중 카트에 탑승한 채 이동하는 박재범과 류현우, 왕정훈, 이태희.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제공]


남자 선수들끼리 모여서 자력으로 개최한 대회 미니투어가 벌써 3회를 넘겼다. 코로나로 인해서 남자선수들의 대회 공백이 길어지자 경기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들끼리라도 모여서 대회를 해 보자고 만든 대회이다. KPGA에서 개최하는 대회가 년간 15개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대회가 없는 주에는 선수들이 만든 경기라도 해보자는 취지도 있다. 벌써 10년 가까이 대회수가 늘어나기를 기다려 왔는데 별 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KPGA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선수들의 위기의식과 생존을 위한 투쟁의 산물이기도 하다.

리더 양용은을 적극 따라주는 후배선수들

양용은 선수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 KPGA와 해외투어에서 활동하는 유명 후배선수들이 적극 참여하여 첫 대회를 5월 25일 포천 샴발라CC에서 개최했고 6월 8일에 2차대회, 6월 22일에 3차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4차, 5차 대회의 일정도 발표될 예정이다. 1차에 24명, 2차 36명, 3차 40명이 참가했는데 횟수를 거듭하면서 참가인원의 숫자도 늘고 있다. 참가했던 선수들의 명단을 보면 양용은 김형성 김경태 류현우 주흥철 맹동섭 문경준 이수민 최진호 이태희 문도엽 허인회 왕정훈 박효원 김대현 김봉섭 김승혁 장동규 최민철 박재범 한승수 전가람 김홍택 고석완 서요섭 등 쟁쟁한 챔피언들이 대부분 참가하여 힘을 보탰다. 4차, 5차 대회에서는 선배들이 약간의 자리를 양보해서 음지에 있는 후배선수들도 초대해 주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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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단된 남자 투어를 살리기 위해 출범한 미니투어가 남자골프 발전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사진은 예스킨 골프다이제스트 미니투어의 시상식 장면.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제공]


갑자기 판이 커졌다

선수들끼리 참가비를 모아서 경비에 충당하는 조그만 계획이었는데 대회를 도와주겠다는 스폰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포천의 샴발라CC에서 5차 대회까지 코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통 큰 제의를 해 왔고,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제약회사인 예스킨에서 상금을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라쉬반, TS샴푸, 소중한 메디케어, 연천군 등의 후원자도 나타났고 거리측정기 업체 부쉬넬에서는 1차대회 참가선수 전원에게 판매가 70만원짜리 최고급 거리측정기를 후원했다.

게다가 골프다이제스트가 대회진행을 적극 돕기로 하고, 스포츠 전문 티비 채널인 “스포티비 골프앤헬스”에서 생중계를 하기로 결정하자 판이 커졌다. 대회명칭도 “예스킨 골프다이제스트 미니투어”로 정해졌다. 이 모든 것이 3주일 이내에 기적적으로 이루어졌다.

미니투어가 아니다

미니투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왔는데, PGA 투어에 진출하지 못한 무명의 프로선수들이 조금 큰 참가비를 내어 상금을 만들어서 개최하는 생계형 대회를 말한다. 이번에 개최된 대회는 미니투어라는 명칭을 쓰기에는 부적합하므로 미니투어 대신에 새로운 공식 명칭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상금을 조성한 것이 아니고 또 투어 시드를 보유한 유명선수들도 참가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받은 상금의 대부분을 코로나 방역 단체에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몇 십 만원의 상금이라도 벌어서 생활비에 보태고 싶어하는 가난한 골퍼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이제는 누구나 이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선배 챔피언들이 무명의 선수들과 함께 섞여서 대회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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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회에서 우승한 이태희 선수의 시상식 장면.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제공]


남자골프도 가능하다

여자골프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고 발전속도가 뒤진 남자골프의 1라운드짜리 신생 대회에 중소기업들이 스폰서로 나타나고 라이브 티비 중계가 되는 상황이 놀랍다. 남자 골프를 응원하는 숨은 골프팬들이 의외로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회가 계속되면서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후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큰 상금을 후원해야만 좋은 스폰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적은 상금이라도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중소기업이나 개인들도 좋은 스폰서이다.

프로 선수들에게는 상금도 중요하지만 매주 쉬지 않고 계속 대회가 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회의 연속성을 지켜줄 수 있다면 KPGA가 주관하든 선수들이 주관하든 상관이 없다. 선수들끼리 어렵게 시작한 대회에 선수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 친구, 골프 미디어, 그리고 남자 골프팬들 까지 모두 힘을 합쳐서 매주 대회가 지속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3차 대회의 녹화 중계방송은 7월 7일 화요일 오후 5시에 “스포티비 골프앤헬스” 채널에서 양용은 선수의 해설과 함께 방송된다. 골프팬들이 시청하면서 개인 캐디도 없이 1라운드짜리 대회라도 나오고 싶어하는 유명 골프스타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바란다. 웃고 즐거워하는 남자선수들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슬픈 현실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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