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철의 생체세상EIM] 프로복서가 된 예비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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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서 김민기 씨. 한국프로복싱연맹 프로테스트 합격 후 찍은 사진이다.


“저는 늘 얘기하지만 정말 제가 프로경기를 뛸 줄 생각도 못했어요. 처음에 그냥 취미로 시작했고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대회라는 건 생각도 못해봤어요. 근데 정말 운 좋게 훌륭한 스승님들을 만나서 이런 기회를 얻었어요. 그리고 마흔에 한국챔피언이 된 이경훈 부장님을 보면서 용기를 얻은 부분도 있어요. 저도 한국챔피언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김민기(31 홍복싱) 씨는 늦은 나이에 복싱을 시작하여 2전 2승(1KO)의 전적을 갖고 있다. 그에게는 특별한 점이 있다. 그는 현재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스포츠과학부 박사과정(4학기)에 재학 중이다. 한국 프로복싱이 바닥을 모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 프로선수는 종종 있지만, 한창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프로복서는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2017년 김민기 씨는 우연히 복싱에 입문했다. 체육학과를 졸업했고, 평소에도 운동을, 특히 축구나 라켓운동을 즐겨한 그는 세종시로 직장을 옮기면서 보다 활동적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다. 이에 우연히 홍복싱 체육관을 발견하고, 김도혁 관장을 만나게 됐다. 복싱과의 첫 만남부터 스파크가 튀었다. 김도혁 관장은 현재 프로선수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선수 관장’. 이 자체로 나도 복싱을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고, 바로 체육관에 등록하고 복싱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후 복싱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복싱 시작 6개월 뒤 생활체육대회에 나가보지 않겠냐는 김도혁 관장의 권유에 김 씨는 “제가 나이도 많고 부족한데 나갔다가 뚜드려 맞고 오는 건 아닐지 모르겠네요”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지만 김도혁 관장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평소 체육관에서 하던 것처럼만 하세요. 져도 괜찮아요. 편하게 하세요”라고 격려했다. 그렇게 출전한 생활체육대회에서 김민기 시는 TKO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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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프로 2차전을 치르고 있는 김민기 선수(왼쪽).


대회를 뛴 후 김민기 씨는 대전에 있는 홍복싱 체육관 관원들과 김홍식 총관장, 유상래 관장, 소재민 관장에게 종종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복싱 입문 1년 6개월이 지날 무렵 김홍식 총관장의 권유로 프로테스트에 지원했다.

프로테스트를 합격한 김민기 ‘선수’는 2019년 8월 2일에 KBC(한국권투위원회)가 주최한 ‘제 1회 양구군수배 프로복싱 KOREA 신인왕대회’에서 프로데뷔전을 치렀다. 체급별 2차예선에 미들급으로 출전해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카엘(위너복싱) 선수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것. 이후 2019년 10월 6일 ‘최학규 총배재 아시아 퍼시픽 슈퍼웰터급 타이틀 매치 결정전’의 언더카드 경기에 미들급으로 출전해 문태현 선수(강성복싱)를 상대로 4라운드 TKO를 얻어내면서 두 번째 경기도 승리했다.

김도혁 관장은 “(김민기 선수는)스피드랑 시야가 좋아요. 그리고 운동하는 센스가 있어서 무슨 운동을 해도 습득하는 속도가 빨라요. 근데 가끔 맞아서 다치는게 아니라 때리다가 다쳐서 걱정”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취미로 시작한 복싱에서 프로까지 되고, 2승으로 좋은 성적을 내자 김민기 씨의 주변사람들은 노상 묻는다. “언제까지 할 거야?”, “목표가 뭐야?”라고. 김민기 선수는 “글쎄요, 저도 제가 프로경기를 뛸 줄 생각도 못했어요. 그냥 취미로 시작했고 운 좋게 훌륭한 스승님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잘해온 것뿐이에요. 언제까지 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저 마흔에 한국챔피언이 된 이경훈 관장님을 보면서 용기를 좀 얻었어요. 그래서 목표를 굳이 정하라면 한국챔피언 도전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씨는 내년초 프로 3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KBC 신인왕대회 우승도 노린다. 그리고 2020년에는 체육학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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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김민기 씨는 프로복서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평범한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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