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겨울왕국2', 타 영화에 피해 주진 말아야"..반독과점영대위, 영화법 개정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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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POP=천윤혜기자]반독과점영대위 측이 '겨울왕국2' 개봉과 동시에 다시 시작된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영화법 개정을 성토했다.

22일 오전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과 제작자, 반독과점영대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영화 '겨울왕국2'는 지난 20일 개봉한 가운데 개봉 전 사전 예매량 만으로 110만장을 넘어섰다. 또한 2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개봉 하루 만에 60만 6,690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스크린수는 2,343개를 차지했다. 박스오피스 2위인 '블랙머니'가 하루 동안 6만 9,730명을 동원, 852개의 스크린 수를 차지한 것과 대조된다.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매년 수차례 발생하고 있는 스크린 독과점은 개선은커녕 악화되고 있다. 그래서 저희는 2017년 11월 이후 본격적인 영화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독과점영대위 고문을 맡고 있는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 제작진들이 나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더라. '비난하는 댓글이 엄청 올라온다'고 했다. 이런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역풍맞았다는 거다. 우리가 잘못한 게 있나.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자고 기자회견을 하는데 역풍을 맞았다면 그 역풍이 잘못된 거 아닌가. 제가 그렇게 말했더니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다만 댓글을 읽는 사람들은 상황을 모를 것이라고 본다. '블랙머니'가 극장에서 안 해준다고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해명을 하는 거다. 이게 잘못된 거라는 걸 해줘야 한다. 어제 날짜로 극장좌석 수가 90만 장에서 30만 장으로 줄었다. 스코어는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줄었다. 말이 되나. 하루 만에 갑자기다. 그런 억울함을 호소하겠다는데 '역풍 더 맞는다'고 하면 말이 되나. 불공정한 시장이라는 것을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분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거다"며 "'더 큰 역풍을 맞아 블랙머니를 안 본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블랙머니'의 손익분기점을 넘을 자신이 있다. 그래서 투자자, 제작진들에게 크게 미안하지 않다. 오히려 손해보더라도 이 기회에 우리들의 불공정한 시장을 언론이 알려준다면 그거만큼 큰 보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정 감독은 "마냥 기업만 욕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에서 법망만 피하면 된다. 국회에서 해야 한다. 이들은 개정법을 계류해놓고 아직도 처리하지 못 하고 있다. 그들이 해야 한다. 뭐가 무서워서 못 하고 있는 건가. 분명히 뭔가 무서운 거다"며 "이런 시장 질서로는 영화 산업을 길게 볼 때 같이 죽는다고 말하고 싶다. '겨울왕국2' 좋은 영화다. 그걸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되나. 한꺼번에 다 뽑아 먹어야 하나. 다른 영화에 피해 안 주면서 공정하게 할 수 있지 않나"고 덧붙였다.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정 감독님 말씀처럼 '겨울왕국2' 좋은 영화다. 그런데 그렇게 단기간 내에 스크린을 독과점하면서,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면서 빨리 매출을 올려야 하겠는가. 초반에 독과점을 하긴 했지만 '기생충'도 53일에 천 만을 봤다. 독과점을 안 한 '알라딘'도 50일을 넘어 천만을 돌파했다. 그런가 하면 11~12일에 천만 가는 영화도 있다. 그런 걸 지양하자는 거다. 단순히 기업에 맡기는 것은 안 되니까 법으로 개정하자는 거다"고 호소했다.

또한 정지영 감독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탄 건 대박을 터트린 것은 분명하다. 봉준호 감독은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대중과의 소통에 능하기 때문에 영화를 직접 보지 않아도 대박이라고 진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스크린을 독점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봉준호 감독한테 문자를 넣었다. '축하한다. 하지만 이번 상영에 스크린을 3분의 1을 넘지 않게 해준다면 한국영화계도 바뀌고 정책당국이 깨달을 거다'는 문자를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봉 감독이 '제가 배급에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 아니라 죄송하지만 50%이상 안 넘게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제도적으로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봉 감독한테 말 안 하고 얘기해 미안하다. 그 이후에 나와 소통을 못 햇는데 애쓰려고 노력했지만 안 된다는 자괴심에 슬펐을 거다. 봉준호 감독한테 미안했다. 되지도 않을 일을 주문해서 어리석었다"고 덧붙이기도.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또한 "어제 '겨울왕국2'가 예매 점유율이 90%가 넘었고 반독과점영대위 입장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았다. 한 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 특정 영화가 과도하게 스크린을 점유하는 게 많았다"며 "새 정부가 반이 넘도록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저희 단체는 심각하게 유감을 표하고 싶다"고 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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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선유 기자


이하 반독과점영대위 입장 전문

"영화법 개정, 규제와 지원 정책 병행하라"

지난 11월 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상영점유율(63.0%)과 좌석점유율(70.0%)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처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빚은 올해의 작품은 '엔드게임' '겨울왕국2' '캡틴 마블' '극한직업' '기생충' 등이 대표적입니다. '엔드게임'의 경우 무려 80.9%(상영점유율), 85.0%(좌석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스크린 독과점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는 2017년 11월에 발족한 이래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회 등에서 영화 향유궈 다양성 증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하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바람직한 정책 수립 시행을 촉구해왔습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합니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CNC(국립영화센터)는 영화법과 협약에 의거, 강력한 규제 지원 정책을 영화산업 제 분야에 걸쳐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최다 스크린은 4개이며, 11~23개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CNC의 규제 지원 정책에 기인합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부 특정 영화들이 나머지 대부분의 영화들을 압사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승자독식 약육강식이 당연한 것이라면 우리들의 삶과 우리네 세상만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진정 그런 것일까요.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합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합니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합니다.

2019년 11월 22일,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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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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