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리뷰]'식구', 편견이라는 위험한 불청객들에 외치는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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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식구'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편견이라는 폭력적인 시선에 날선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사회는 개방적임과 동시에 폐쇄적이다. 사회는 개인 혹은 집단이 결성돼 모인 하나의 공동체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결국 사회의 존재는 개인에게 있어 각자의 일정한 사적 공간을 개방하며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사적 공간을 공유한 집단과 사회는 그들만의 결속력으로 이루어져있기에 울타리 밖의 타인에게는 강력한 폐쇄성을 띤다. 영화 ‘식구’는 이러한 사회 밖 소외된 외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치 강한 가족애를 담아낸 것 같은 제목이지만 ‘식구’는 외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얼마나 우리 사회가 철저하게 문을 걸어 잠그고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지에 대해 얘기한다.

과거 사기죄를 저지르고 전과자가 된 재구(윤박 분)는 교도소에서 출소하지만 갈 곳이 없다.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형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네가 날려 먹은 어머니 보험금으로 장례 치러드렸다”는 말 뿐이다. 일을 해보려고 하지만 천성이 진득하게 일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결국 그는 어렵사리 들어간 공사현장에서도 쫓겨나고 만다. 돈도 없고 집도 없는 재구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술에 취한 순식(신정근 분). 지적장애를 가진 순식에게 재구는 마치 친동생인 것처럼 다가가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당장 하룻밤이면 이 집을 떠날 것 같았던 재구, 하지만 그는 순식의 집을 떠날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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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식구' 스틸


집 안에 자신의 실수로 불청객이 들어왔으니 순식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그는 이제 이 불청객에 맞서서 지적장애를 가진 아내 애심(장소연 분)과 딸 순영(고나희 분)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재구는 이들의 가족이 되고자 한다. 잃어버린 가족애를 이들을 통해 채우고자 하는 욕망이다. 결국 영화 ‘식구’는 가족이 되고자 하는 욕망과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사연의 대립으로 이루어진다. 분명 하나는 악과 선으로 나누어지는 대립이지만 영화는 재구를 막연한 악으로만 상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악행을 저지르는 재구 또한 순식과 애심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이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관객들에게 감정의 혼돈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속에는 소외된 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들이 가득 차 있다. 순식의 딸 순영에 대해 “애가 예쁘면 뭐해, 엄마 아빠가 하자 있는데”라고 말하는 인물의 대사는 장애인에 대한 세상의 편협한 시선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재구가 순식과 애심을 대하는 태도에 깔려있는 무시와 하대 또한 사회의 시선을 표현해내는 적극적 도구다. 허나 전과자인 재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영화 속에 적극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영화는 그저 재구가 전과자임을 상정해두고 관객들 스스로 그의 행동을 통해 정말 악인인지 혹은 내면의 선함을 가진 인물인지를 가늠하게 만든다. 그렇게 영화 속 재구는 양면적 행동들로 ‘과연 전과자인 이유로 인물을 의심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의 불씨를 피우면서 관객들을 계속해 혼동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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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식구' 스틸


이러한 감정의 혼동은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발휘된다. 지적장애인 역을 맡은 신정근과 장소연은 인물들의 순수한 내면과 가족에 대한 강인한 애착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을 극 속에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마지막 세상의 편견을 향해 던지는 순식의 외침은 신정근의 감정연기 덕분에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극 중 불청객 재구 역을 맡은 윤박의 연기는 소름이 돋는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속을 알 수 없는 재구의 양면적 행동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가야 하는 중심에서 윤박은 그간의 작품들에서 볼 수 없었던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다소 문제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분명한 재구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는 그에게 동정적 시선을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재구의 소아성애적 행동이 그려지는 부분도 존재하기에 이러한 영화의 시선은 관객들에게 있어서 다소 고민의 여지를 남겨둔다. 이러한 시선에 대해 “어느 한 쪽 시선에 맞추기보다는 관객이 직접 ‘저럴 수도 있겠구나’, 혹은 ‘저럴 수가 있나?’ 싶은 다양한 생각을 하길 바랐다”고 설명한 임영훈 감독. 과연 임영훈 감독의 시선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오늘(12일) 개봉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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