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 세계랭킹 1위 펑샨샨과 시진핑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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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펑샨샨과 악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출처=펑샨샨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얼룩소 패션’이 인상적인 펑샨샨이 중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중국 언론은 펑샨샨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이 확정되자 이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중국에서 골프 뉴스가 국영방송인 CCTV의 뉴스 프로그램에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미국을 넘어 세계 최강국을 꿈꾸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볼 때 펑샨샨의 1위 등극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여전히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골프는 여전히 부르조아 스포츠이고 골프장은 ‘부패의 온상’이라고 보는 인식이 강하다.

공산주의 정권을 세운 마오쩌뚱도 이런 이유로 1949년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녹색 아편 취급을 받던 골프는 1980년대까지 금지됐다가 개방을 외친 덩샤오핑에 의해 해금됐다. 중국에서 골프는 부자들의 놀이다. 중국에서 골프를 즐기려면 평균 150달러(약 16만 8000원)를 써야 한다. 10억명 이상이 하루에 5달러(약 5600원)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국에서 골프가 사치스포츠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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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 패션이 인상적인 펑샨샨.[사진=LPGA]


중국에서 골프장은 물을 놓고 농부와 경쟁 관계에 있기도 하다. 13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중국의 지도자 입장에선 대놓고 골프를 장려하기 어렵다. 하지만 골프는 비즈니스맨이나 공무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1980년부터 8년간 중국을 이끈 자오쯔양은 공개적으로 골프를 즐겼는데 베이징 국제 골프클럽에서 라운드하는 장면이 미디어에 공개되기도 했다.

펑샨샨은 먼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대만의 청야니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자신과 청야니를 비교하는 언론과 팬들로인해 말못할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힘든 시간을 잘 이겨냈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강해졌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원동력은 이런 시련속에 길러졌다.

중국사람들은 최근까지 펑샨샨을 잘 몰랐다. 하지만 작년 리우 올림픽 때 동메달을 따면서 일반인들도 그녀를 알게 됐다. 중국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펑샨샨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지난 12일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성홍기가 걸린 것을 보고 지난 18년간 골프에 쏟아부은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애국심이 묻어난다.

펑샨샨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 때마다 자신을 개척자가 아닌 실험용 쥐로 표현한다.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성공적인 실험쥐 말이다. 펑샨샨의 스윙 코치인 게리 길크리스트는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펑샨샨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이 중국의 골프를 새로운 레벨로 성장시킬 프로펠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펑샨샨은 작년 리우 올림픽을 마친 후 중국으로 돌아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펑샨샨은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며 "주석님! 미남이세요!"라고 넉살좋게 말했다. 일순간 딱딱했던 자리에 웃음꽃이 피었다. 근엄한 표정의 시 주석이 빙긋이 웃으며 펑샨샨에게 재차 악수를 청했다. 적어도 그날만큼은 중국에서 골프가 해금(解禁)된 날이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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