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 전인지의 메인 스폰서 불발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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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모자를 쓴 채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최종라운드를 준비중인 전인지. [사진=LPGA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전인지가 20일 끝난 LPGA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준우승을 거뒀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4위에 오른 후 올해 거둔 최고 성적이다. 먼저 경기를 끝낸 전인지는 골프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챔피언조의 경기를 지켜본 뒤 리디아 고와 함께 18번홀 그린으로 뛰어 들어가 우승자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의 머리 위에 생수를 부어 주었다.

미국생활 2년차를 맞은 전인지는 외견상 아무런 구김살없이 투어 생활에 잘 적응하는 듯 보인다. 노르드크비스트의 우승 축하 세리머니를 위해 생수병을 든 채 그린 위로 뛰어 들어간 전인지의 모자 중앙엔 여전히 아무런 로고가 없는데도 말이다. 이런 천진난만한 모습이 의도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상급 선수에게 빈 모자는 마음 상하는 일이다. 과거 SK텔레콤과의 계약이 끝난 후 한동안 메인 스폰서 없이 지낸 적이 있는 김대섭은 “고아가 된 기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세 차례나 상금왕에 올랐던 안선주는 외모 때문에 오랜 시간 메인 스폰서없이 활동했는데 SNS 상에 “실력은 없는데 외모로 후원을 받는 선수들을 모조리 꺾어주겠다”며 적개심을 드러낸 적도 있다.

전인지는 작년 연말 하이트진로그룹과의 후원 계약이 종료된 후 아직 메인 스폰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후원 계약에 난항을 겪던 ‘빅3’중 박인비와 박성현은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과 무난히 후원 계약을 맺었는데 전인지만 무소속이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는 팬들도 생겼다. 하지만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부러움을 살 만 한 일이 여럿이다.

전인지는 중국 기업 두 곳으로부터 깜짝 놀랄 메머드급 계약을 제안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성사 직전에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없던 일이 됐다고 한다. 이후 일본 굴지의 기업으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으나 불편한 한일관계 속에서 일본 기업의 로고를 모자 정면에 달고 뛸 수는 없다는 내부 판단으로 사양했다고 한다. 그래도 서운하지 않은 것은 서브 스폰서 계약이 빵빵했기 때문이란다.

전인지는 LG전자와 태그 호이어, 나이키,SAP , 스릭슨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서브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명품 시계의 대명사인 롤렉스가 작년 에비앙 챔피언십 직후 전인지를 후원하려 했으나 태그 호이어에게 후원 기회를 빼앗겼다는 소리도 들린다. 의류 계약은 블랙앤화이트로 유명한 일본 의류회사인 앤퍼세이와 했다. 전인지의 매니지먼트사인 브라이트퓨처 측은 “전인지의 서브 스폰서 금액이 특A급 선수의 메인 스폰서 후원 금액 보다 많다”고 자랑했다.

전인지가 이처럼 다국적 기업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실력이 뛰어난데다 동서양에서 고루 좋아하는 외모를 갖춘 덕이다. 2년전 프레지던츠컵 때 골프 애호가인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은 전인지를 콕 찍어 동반 라운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매력이 바탕이 돼 전인지 측에서 서브 스폰서 계약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거액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어도 모두 관철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중요한 것은 전인지가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 오랜 시간 함께 할 동반자를 원한다는 점이다. 브라이트 퓨처의 박원 대표는 “인지가 선수생활을 마칠 때까지 지속적으로 후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그런 파트너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후원을 계속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런 이유라면 전인지로선 메인 스폰서 계약을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성적도 좋으니 전인지 입장에선 '꽃놀이패'를 쥔 듯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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