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슈퍼루키들의 스코어 오기, 고의인가? 실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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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에 때 아닌 '스코어 오기 경계령'이 내렸다. 사진은 KLPGA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의 경기 장면. 부산=윤영덕 기자


[헤럴드스포츠=최웅선 기자]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KLPGA투어 선수들 사이에선 찬바람이 휑휑 불고 있다. ‘스코어 오기 경계령’ 때문이다. 올시즌 KLPGA투어 흥행을 이끌고 있는 루키 B와 K 선수의 반복적인 스코어 오기가 이런 사태를 몰고 왔다.

김효주(19 롯데)와 허윤경(24 SBI저축은행), 장하나(22 BC카드)에겐 공통점이 있다. 올 시즌 스코어 오기로 실격 당했거나 실격 위기에 몰렸던 선수들이다. KLPGA투어 선수들은 처음엔 의심을 하지 않았으나 같은 일이 반복되자 B와 K 선수를 요주의 인물로 지목하고 그들과 같은 조로 경기할 땐 더욱 꼼꼼하게 스코어 카드를 확인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효주는 지난 달 중국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6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코스가 어려운데다 타수차가 커 역전우승 가능성은 낮았고 김효주는 7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우승을 완성하기 위해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기 전 꼼꼼한 확인절차가 필요했다. 그리고 전체 스코어는 맞는데 홀별 스코어가 틀린 것을 찾아냈다. 6번홀(파5) 더블보기가 보기로, 12번홀(파4) 파가 보기로 적혀 있었다. 김효주가 우승의 흥분 속에 스코어만 대충 확인하고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다면 실격이었다. 그 결과 스코어 오기로 마커인 2위 K에게 우승 트로피가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K의 실수(?)를 적발한 김효주는 스코어를 정정해 시즌 2승째를 수확할 수 있었다.

장하나는 스코어 오기로 실격을 당한 케이스다. 지난 5월 열린 KG 이데일리 여자오픈 때다. 2라운드 때 K의 절친이자 올해 루키로 우승까지 차지한 B가 마커였다.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친 장하나는 그러나 파를 버디로 적은 마커 B의 실수(?)를 확인하지 못하고 스코어 카드에 사인을 해 실격됐다. 이 때부터 쉬쉬 하던 루키들의 스코어 오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허윤경은 김효주와 같은 경우다. 지난 6월 1일 열린 E1 채리티 오픈 최종일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마커인 K가 스코어 카드에 ‘전반엔 1타를 줄이고 후반에 1타를 더해’ 김효주와 똑같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스코어 오기 경계령을 알고 있던 허윤경 역시 K의 스코어 오기를 찾아낸 뒤 정정한 덕에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스코어 오기는 마커가 작성한 스코어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플레이어에게 1차 책임이 있다. 하지만 동일 선수의 반복적인 스코어 오기가 일어 난다면 고의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동반자가 우승권에 근접했을 때 이런 일이 자주 발생 한다면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두 홀의 스코어를 틀리게 적고 전후반 스코어를 지능적(?)으로 맞추는 일은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실수다.

B와 K의 반복되는 스코어 오기에 KLPGA 경기위원회도 칼을 빼들었다. 정창기 위원장은 긴급 대책회의를 연 뒤 “B와 K선수의 반복적인 스코어 오기를 선수들로부터 확인했다”며 “잦은 스코어 오기는 골프의 기본정신인 에티켓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첫 대회로 열리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부터 골프규칙 33조 7항에 의거해 스코어 오기를 한 마커를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규칙 33조 7항은 다음과 같다. “위원회는 플레이어가 에티켓의 중대한 위반을 했다고 간주할 경우 본 규칙 33조 7항에 의하여 플레이어에게 경기 실격의 벌을 부과할 수 있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그래서 골프규칙 첫 장에선 ‘매너와 에티켓’을 강조하고 있다. 실수였다고,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면 손 써볼 방법이 없는 게 스코어 오기다. 하지만 스코어 오기는 상대 선수를 실격으로 이끄는 치명타다. 애써 노력한 경쟁자의 결과물을 한 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KLPGA 경기위원장이 룰 북을 뒤져 이들을 처벌한 근거를 찾아냈을까. 스포츠맨십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원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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